공포 탐욕 지수: 투자 활용법 (중단기, 장기 투자)

공포 탐욕 지수는 시장의 과열과 패닉을 측정하는 유용한 지수입니다. 그러나 투자에 어떻게 적용하는가는 투자자의 판단력을 요구합니다. 이 글에서는 중단기 투자, 장기 투자에 따른 공포 탐욕 지수의 투자 활용법을 연구합니다. 참고로 저는 평범한 투자자이며 이 글은 단순한 개인적인 투자 발상의 기록입니다. 수익률을 보장하지도 않습니다. 공포 탐욕 지수 자체에 대해 궁금한 분은 아래 글을 확인해 주세요.

공포 탐욕 지수: 투자 활용법, 중단기, 장기 투자

중단기 투자

공포 탐욕 지수는 0~100 범위를 지니고, 지수 자체적으로 극심한 공포(0~25), 공포(~40), 중립(~60), 탐욕(~75), 극도의 탐욕(~100)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공포에 사서 환희에 팔아라”라는 격언에 따르자면 극심한 공포에 사서 극도의 탐욕에 팔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해당 논리에 근거하여 최근의 공포 탐욕 지수로 대략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공포 탐욕 지수 vs S&P500 지수 (21.3~23.6)
공포 탐욕 지수 vs S&P500 지수 (21.3~23.6)

25 이하로 진입하는 연두색에서 사고, 75 이상에 진입하는 분홍색에서 판다고 생각했을 때, 이 전략은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21년 말부터 1년간의 하락장동안 극심한 공포 구간을 6회 진입하고 극도의 탐욕까지 단 한 번도 가지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23년 초까지 극도의 탐욕 구간을 연속으로 2번 진입하는데, 21년 말부터 운 좋게 6회에 걸쳐서 전자산을 분할매수했어도 극도의 탐욕 구간에서 본전 이하인 상태입니다.

또한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분할매수의 횟수를 6회로 설정한다면, 23년 3월에 자산의 1/6만 매수한 상태에서 상반기의 초강세장을 맞이하게 됩니다. 과연 이 구간에서 자산의 5/6을 현금으로 들고 전략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후 억울함에 전략을 수정하여 첫 신호에 100%를 투입한다면, 반대로 21년 최고점에 매수하고 22년의 하락장을 맞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적당히 공포 구간 진입 라인인 60 정도에서 매도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정작 상승 초기에 보유 주식을 매도하게 되는 상황을 수시로 맞이하게 됩니다. 게다가 이건 단지 2년의 시뮬레이션입니다. 19년 말에는 공포 탐욕 지수가 90을 넘어갈 때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매수, 매도의 기준을 시장에 맞게 조정하는 것은 매년 시장의 성격이 급변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애초에 변덕스러운 시장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출까지 끌어서 중기 방향성 베팅을 하는 게 더 나은 투자법입니다.

그럼에도 이 지수를 중단기 투자에 활용할 생각이라면, 기술적 트레이딩 기법부터 철저하게 체득하는 게 선행 조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지지와 손절 정도만 철저히 체득해도 21년 말 하락장에서 매수 신호들에 의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도는 이 지수의 신호에 기반하기보다 본인의 그릇에 맞게 적당한 수익률에 분할매도 하는 것을 더 권장합니다. 일반적으로 지표의 신호에 기반한 매수-매도 스위칭은 이러한 0~100 범위형 지표보다 이동평균선 크로스 같은 지표에 더 적합합니다.

거창하게 분석해 놓고 결과는 별 거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절을 일으키는 몇 가지 예외적인 신호들에 대응할 수 있다면, 트레이딩에서 이 정도로 높은 승률의 매매 신호를 제공하는 보조지표도 드뭅니다. 시장의 과매도와 과매수를 측정하는 RSI라는 유명한 보조지표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돈을 번 투자자가 얼마나 있을까요? 공포 탐욕 지수도 그와 같은 수준에서 다룰 도구일 뿐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투자에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투자

장기 투자는 투자하는 자산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는 분석을 기반으로 합니다. 즉, 최근 1~2년의 고점에 매수했다고 해도, 10년 뒤에는 기대수익률을 확보한다고 가정한 투자법입니다. 공포 탐욕 지수를 활용한다면 그건 ‘이왕 매수한다면 공포 구간에서 매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공포 탐욕 지수에 기반한 매수 기회  vs S&P500의 단기 고점들
공포 탐욕 지수에 기반한 매수 기회 vs S&P500의 단기 고점들

중단기 투자에서는 매도까지 생각하며 투자하지만 장기 투자에서는 매달 월급으로 가장 싸게 구매하는 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10년 뒤의 수익률을 확신하는 투자이기에 추가적인 하락은 크게 고려할 요소가 아닙니다. 연두색 선은 극심한 공포구간을 연결한 것이고, 노란색은 S&P500의 단기 고점들을 연결한 것입니다. 얼핏 봤을 때 어쨌든 지난 한두 달 중 가장 저렴하게 주식을 매수하는 좋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문제점은 존재합니다. 일단 매수 기회가 매달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월급을 다음 매수 기회까지 모아두어야 하는데, 반등장이나 강세장에서는 몇 달 동안 매수기회를 주지 않고 오르는 일이 흔합니다. 바로 위 차트의 마지막 4, 5, 6월 3달간에도 매수 신호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다음 매수 기회가 왔을 때는 분명 최근 고점들보다는 저렴하겠지만 몇 달 전 고점에 비해서는 오히려 비싼, 씁쓸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몇 달 동안 매수하지 못해서 누적된 현금을 매수한 것일 텐데 정작 위 차트의 21년 말 고점인 경우 같은 일도 생깁니다.

이런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요? 저는 누적된 현금의 (100-공포 탐욕 지수)%의 비중을 매월 고정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매월 1일 소득에서 100만 원을 투자에 투입하겠다고 가정하겠습니다.

  • 1월 – 지수 65 : 100만 원 × (100 – 65)% = 100만 원 × 35% = 35만 원 매수 (65만 원 예금으로 보유)
  • 2월 – 지수 80 : (100만 원 + 65만 원) * 20% = 33만 원 매수 (132만 원 예금)
  • 3월 – 지수 50 : (100 + 132) * 50% = 116만 원 매수 (116만 원 예금)
  • 4월 – 지수 35 : (100 + 116) * 65% = 140만 원 매수 (75만 원 예금)
  • 5월 – 지수 10 : (100 + 75) * 90% = 157만 원 매수 (17만 원 예금)

기본적으로 공포에 많이 매수하고, 탐욕에도 그 수준에 비례하여 매수합니다. 또한 40 정도로 애매한 조정만 주고 다시 탐욕까지 상승하는 경우에도 제법 비중을 실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런 전략을 쓴다고 모든 저점에 완벽하게 진입하고, 모든 랠리를 온전히 참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전략을 써도 기존 전략의 단점을 보완할 뿐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본인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에 맞게 동작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흔들리지 않고 전략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전략은 매수 신호가 없는 상승장에서 전략을 포기할 위험성을 줄인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결론

투자를 꾸준히 하신다면 알겠지만 승률 100%의 완벽한 전략은 없습니다. 승률 또는 손익비가 좋은 전략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부족한 확률은 투자 비중과 분산 투자로 보완할 뿐입니다. 이 글에서는 공포 탐욕 지수에 기반한 투자 전략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공포 탐욕 지수를 전략에 차용함에 있어 보이는 한계점들은 대다수의 범위형 지표들이 지니는 한계점과 결이 같습니다. 다만 이 정도로 양질의 신호를 주는 지표도 드물기 때문에, 투자자라면 자신의 투자 전략에 해당 지표를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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